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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좋은 글귀79

<난 부탁했다> 미국 뉴욕의 신체장애자 회관에 적힌 시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행복할 수 있도록.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삶을 누릴 수 있도록.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나는 작은.. 2024. 9. 25.
김재진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돌이켜보면 모두 사라져 버렸네.​밤새워 이야기하던 친구도영화 속의 주인공을 찾아 헤매던 발길도 지워져버렸네.​십 년 만에 만난 사람 앞에서도 무덤덤한,잠깐 반가움이 지나고 나면 시들해지는,망각만이 유일한 나​저기 건물의 유리에 비친 나 또한 내가 아니네.​퀭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낯선 저 사내는 도대체 나일 수 없네.​황망히 바퀴 굴려알 수 없는 복잡함 속으로 떠나는 저 자동차들만이내가 있는 곳을 안다고 하네.​읽었던 한 권의 책머리를 들끓게 하던 한때의 이념열렬했던 사랑마저 내가 아니네.​하숙집 벽 위에 붙여놓았던 몇 줄의 잠언 속에도 나는 없네.​정말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2024. 9. 19.
<소나무 연가> 시인 이해인 수녀님 늘 당신께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틈을 좀 체 주지 않으셨지요 ​ 험한 세상 잘 걸어가라 홀로서기 일찍 시킨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 솔잎 사이로 익어가는 시간들 속에 이제 나도 조금은 당신을 닮았습니다 ​ 나의 첫사랑으로 새롭게 당신을 선택합니다 ​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기쁨으로 당신을 선택하며 온몸과 마음이 송진 향내로 가득한 행복이여 2024. 9. 13.
원태연 <오바이트> 웩웩 더 나올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손가락까지 집어넣고 웩웩 눈물까지 쏟아내며 올려봐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 또 웩웩 좀 살아보고 싶어서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보고 싶어서 저 밑바닥 자리 잡고 있는 사람 이제는 좀 토해내 보려고 또 웩웩 이런다고 나올 사람 아니란 거 너무나 잘 알면서도 도대체가 살아지질 않아서 눈물까지 쏟아내며 또······ 웩웩.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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