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광수
[앗싸라비아] [광수 광수 씨 광수 놈]
[광수생각 세트] [참 서툰 사람들]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그립니?]
솔직함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어려서는 잘 몰랐던
'예의'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난무하는 예의범절 속에서 솔직함은 자칫 잘못하면 '무식함'이나
'뻔뻔스러움'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어 버린다.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불친절하다.
안다. 참으로 좆같지만,
내게는 그들이 타고 가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괜히 그들에게 한눈팔다 발을 헛디뎌 그나마 올라온
계단 저 아래로 다시 굴러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저 묵묵히 한 계단 한 계단을 인내하며
올라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나는 평발 아닌가?
평발인 내 발은 남들보다 더 빨리
나를 지치게 할 테니 더 열심히 미리미리 올라가야 한다.
참으로 참으로 좆같지만.
호랑이가죽
무언가를 찾기 위해 장롱을 뒤진다,
마누라가 나도 모르게 내 이름으로 들어 놓은
보험 증서를 발견하고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는 죽으면 보험금을 남기겠구나 ··· 하는 생각.
결혼 후 이년
연애할 때 참 잘 먹는 그녀가
그리 예뻐 보여서 결혼을 했건만,
한 이년쯤 지나 마누라 밥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왜 그렇게 처먹니?'라고 말했다가
마누라한테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연애할 때 필요한 건 감정이고,
결혼한 뒤 필요한 건 사고력이다.
촛불의 빛
욕심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한 개의 촛불로 불이 붙어 있지 않은 다른 많은 초에 불을 붙여도,
처음의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빙산의 일각
사랑이 뜨거울수록 이성이 마비되게 마련이고,
그래서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은
'산전수전 수중전'까지 겪은이라 할지라도
절대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대를 볼 수 없게 마련이다.
사랑할 때의 상대는 남극해와 북극해에 떠 있는 빙산과 같다.
사랑에 눈이 멀어 있는 동안 우리가 보는 상대방 모습은
수면 위로 솟아 있는 '빙산의 일각' 일뿐이다.
그리고 바다 밑에 잠겨 있는 나머지 모습을 보았을 땐,
이미 우리는 그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고 있는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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