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_산문집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작가 신현림 치유 성장 에세이_ 사소한 일상에서 기적의 시선을 만나길 기원하면서···

by 메멘토모리:) 2024. 4. 25.
728x90
반응형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신현림 지음.

경기 의왕 출생.

아주대에서 문학을,

상명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

#시집: 해 질 녘에 아픈 사람,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사진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 희망의 누드,

아! 인생 찬란 유구무언,

#미술 에세이: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 미술,

#박물관 기행 산문집: 시간 창고로 가는 길

#자전적 에세이: 싱글맘 스토리,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등


로댕의 '감동하고, 사랑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것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상상의 들녘 저 멀리까지 날아가게 하는 만화,

영화, 재즈, 클래식, 팝송 등을 가리지 않고

누리며 또한 여행을 즐긴다.

젠틀하고 착하고 솔직 소탈한 사람들,

생태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이 좋다.

풍요로운 우정과 사랑을 꿈꾸며

잠을 잘 자고 났을 때

뭐든 잘해 낼 것 같은 기분,

그것을 늘 맛보며 살고 싶다.


 

서른을 준비하거나 서른을 넘어선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매일 다시 태어나는 삶의 신비를 맛보고,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기적의 시선을

만나길 기원하면서······.


나는 고통을 잘 통과할 수 있을까,
열심히 읽던 책에 밑줄을 긋고 있다.

'고통의 한복판에서 생에 몰입하는 것이
고통을 통과하는 길임을 배웠다.'라는
나우웬의 말을 되새겨 본다.

마침 도서관 창밖으로 비가 내리친다.
내 손에 잡힌 물고기가 사르르르
빠져나가듯이 시간이 간다.

나의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철조망 사이를 헤집고 피어난 나팔꽃처럼
슬프고 아름답던 내 서른 살은.
 


 


 
1부.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그대 서른 살은 아름답다.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다.
어리지도 않고 늙은 것도 아니다.

불안정 속에 안정을 찾아가는 그대는 뜨겁다.
서른 살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남은 인생을 결정한다.

열정과 격정에 차서 뜨겁게 빛나는
그대 서른 살은 항상 지금 이곳에 있다.
그대 서른 살을 보며 나도 그때로 돌아간다.

기성세대이길 거부했던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
랭보, 마르케스, 김수영, 백남준, 왕자웨이..

나는 기성세대로 흘러가길 거부한다.
나는 늘 삼십 대의 마음으로 살고 있다.
대지와 죽음이 보이기 시작하고
집을 나와 혼자 살던 서른 살
불안정해도 역동적인 서른 살
참 사랑이 뭔지 끝없이 묻고 갈망한 서른 살
뜨겁게 열렬하게 깨어 살던 서른 살
그때의 초심을 유지하며 일하고 있다.

그 어떤 어려움도 치열한 에너지를 만들 뿐
상처와 실패도 지나 보면
그대를 창조적인 사람으로 만든 은사이고,
축복이었으리.


곧 서른 나의 이십 대는

좌절과 헤맴으로만 끝날 건가.

뭐 하나 해 놓은 것도 없이 세월만 가니

하루하루 사약을 마시는 심정이다.

시를 쓰고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의 말대로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에게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이 없는 세상에

나는 존재할 수 없다.

그것 없이 어찌 답답하고

지루한 시간의 냄새를 잊을 것인가.

왜 이렇게 자꾸 눈물이 날까.

지옥에서의 한 세월이 내면의 인생 없이

그냥 거품처럼 사라질까 봐 두렵다.


서른 살을 잘 보내야 그다음 인생이 잘 풀린다.

지나 보니 나의 서른 살이 치열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깨닫는다.

그때의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에 따라

인생은 차이가 난다.

마음이 나이를 결정한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는

저질러 봐야 깨닫는다.

인생은 뜻을 품고 행동하는

사람에게만 응답이 있다.

자신의 열정을 가슴속에 묻어 두지 말라.

꿈을 이루려면 낭비할 시간이 없다.

미치도록 하는 거다.

뭔가에 미치지 않고 어떻게 인생을

살았다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인생에서 실패나 고난의 필요성을 받아들여라.

구질구질하고 얼룩지고 닳아 가는 것들을 인정하라.


때때로 일에서 손을 놓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쉼 없이 일에만 파묻혀 있으면

판단력을 잃기 때문이다.

잠시 일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고 보면

자기 삶의 조화로운 균형이

어떻게 깨져 있는지 보다 분명히 보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2부. 사랑할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사랑이나 우정이 잘 되어 가면

생각이 맑아지고 인왕산 바위 자락처럼

자기 존재감이 분명해진다.

세상은 더 넓게 보인다.

인생의 무게도 반은 준다.

사랑으로 신성함젊음활력을 얻고

삶이 생생해지니 늘 뛰어들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이, 시 없이,

기쁨 없이 어떻게 산단 말인가?'

오쇼 라즈니시의 말처럼

사랑 없이, 시 없이, 오가는

인정 없이 산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

나도 그대도

사랑이 없을 때조차

사랑의 날개를 접은 적이 없다.


세상의 가난한 자는 춥고 배고픔에 울부짖고,

부귀한 자는 명예와 이익에 골몰한다.

의식이 조금 넉넉하여 산수 사이에

유유자적하는 것은 참으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극락이건만.

-금뢰자-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더 많이 소망하게 하고,

가슴엔 열정을 마음엔 평화를,

난 네게서 그걸 얻었고,

너에게 영원히 주고 싶었어.

-노트북-


슬픔은 가장 익숙하고 친밀한 감정이다.

행복감에도 슬픔이 깃든다.

아주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슬픔이

끼어들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어도 슬픔으로부터

자유롭기는 힘들다.

하지만 슬픔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을 생각해 보자.

슬픔은 자기 내면으로 가는 차표와는 같다.

슬픔 없이 어찌 자기 자신에게 돌아갈 수 있으랴.


3부. 이제는 다르게 살고 싶어

잠시 이대로 비워두고 싶다.

텅 빈 색.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우윳빛 나는 이 흰색을 보면 몸이 따뜻해져

당신은 채우고 싶다지만

나는 잠시 이대로 비워두고 싶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 비결 중의 하나는 텅 빈 공간,

텅 빈 흰색과 마주하는 것이다.

떠나고 싶지만 돌아올 곳은 집 밖에 없듯이

자신밖에 없잖은가.

자신의 슬픔이나 괴로움도 피하지 말고,

온전히 내 몸의 일부로 여겨 보자.

흘러간 사랑, 기분 나쁜 일,

상처받은 말들 바람 속에 흘려버리자.

정 견디기 힘들어 참을 수 없을 때 엉엉 울면

그 흘린 눈물만큼 강해지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다시 잠잠히 있어 보자.

느긋하게 사는 재능이 되살아난다.

여유로움··· 모든 것을 살아나게 만드는 힘이고,

참 자신을 발견한다.

치유는 자신을 잘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가까이 다가가기보다 자신과 세상을

멀리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을 잘 돌볼 때 더 완전하게 남을 돌볼 수 있다.

스스로의 요구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민감해질수록 남에게 더욱

사랑스럽고 너그러워질 수 있다.

 

-에다 레샤-


진정한 웰빙은 내가 얻은 깨달음을

타인과 나누려고 노력하는 자세다.

그럴 때 우리는 감각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영혼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다.

행복하게 사는 길이 거기에 있다.

-크리스티 털링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여유를

얻으려면 변화해야 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버리고 포기해야 할 것들이 있다.

늘 애지중지하던 것들을 버리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해 남겨진 채로

마음에 걸리는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싫은

사람을 용서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사람이 변화하기 힘든 이유는

과거를 정리 못 하고,

버리지 못하고, 애쓰지도 않으면서

매달리는 꿈들 때문이다.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면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제 어느 때 터져도 서로 이 든 사람들이다.

요즘 우리 삶이 실제보다

점점 빈곤하게 느껴지는 건

그 정이 든 사람들과의 신뢰

깨져 가기 때문이 아닐까,

아주 깊이 정든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언제나 내 가족이구나,

큰 숨을 내쉬며

편안해 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4부. 여행의 불빛

여행은 잠자던 감각을 일깨우고

인생에 신선한 열정과 생명을 불어넣는다.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나무 하나,

돌 하나, 꽃 한 송이,

다 인연처럼 애틋하고 기쁜 것이다.

여행은 나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지거나

타인들의 몸짓 하나, 표정 하나,

목소리까지 새롭게 와닿는

강렬한 체험이다.

함께 떠나는 사람이 여행길에서는

더 돋보이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든, 그녀든, 더 정감 어리게 다가오고

마음을 끄는 말 한마디도

가슴에 예민하게 느껴진다.

바람에 휘날리는 스카프,

외투 자락마저도 의미 있어 보인다.

단 몇 페이지라도 여행 중에

읽는 책은 더 깊이 스며든다.

나는 둘러싼 부엌살림이나 빨랫감도 없고,

나는 호출하는 전화 없고,

누구와도 통화하기 힘든 격리된

여건이 책 읽기를 색다른 묘미로 만들어 갈 때

행복한 기분이 배가 된다.


누구도 행복이 찾아올 때를 점치거나 예언할 수 없다.

다만 우연히, 어느 운 좋은 시간에

이 세상 끝 어딘가에서 마주쳐

나날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일 뿐 ······.

-윌라 캐서-


경이로운 풍광과 마주할 때나

고통스러운 일에 파묻힐 때,

이게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심정에 휩싸여 슬퍼진다.

슬픔은 아름다움을 동반한다.

그 슬픔의 끝은 환희와 만나는 자리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단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걷는 속도로

걸어서 가면 된단다.

-기시다 에리코-


사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도

언어는 나에게서 쏟아져 흘러 버린다.

혼자 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고

시간도 없는 그곳에 존재하는 것

그쪽을 향하여 반투명한 상태로

그것이 있다고 느낀다.

움직이고 있다,

내 내부의 바다나 음악의 물굽이처럼

나는 '사랑'이라고 말해 본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