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생각' <나쁜 광수생각> 박광수 '19세 미만 구독불가'

나쁜 광수생각

 

 
작가. 박광수

[앗싸라비아] [광수 광수 씨 광수 놈]
[광수생각 세트] [참 서툰 사람들]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그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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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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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어려서는 잘 몰랐던

'예의'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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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무하는 예의범절 속에서 솔직함은 자칫 잘못하면 '무식함'이나

'뻔뻔스러움'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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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불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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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참으로 좆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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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그들이 타고 가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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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괜히 그들에게 한눈팔다 발을 헛디뎌 그나마 올라온

계단 저 아래로 다시 굴러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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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묵묵히 한 계단 한 계단을 인내하며

올라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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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나는 평발 아닌가?

평발인 내 발은 남들보다 더 빨리

나를 지치게 할 테니 더 열심히 미리미리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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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참으로 좆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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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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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찾기 위해 장롱을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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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가 나도 모르게 내 이름으로 들어 놓은

보험 증서를 발견하고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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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는 죽으면 보험금을 남기겠구나 ···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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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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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참 잘 먹는 그녀가

그리 예뻐 보여서 결혼을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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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년쯤 지나 마누라 밥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왜 그렇게 처먹니?'라고 말했다가

마누라한테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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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필요한 건 감정이고,

결혼한 뒤 필요한 건 사고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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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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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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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촛불로 불이 붙어 있지 않은 다른 많은 초에 불을 붙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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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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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의 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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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뜨거울수록 이성이 마비되게 마련이고,

그래서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은

'산전수전 수중전'까지 겪은이라 할지라도

절대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대를 볼 수 없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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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의 상대는 남극해와 북극해에 떠 있는 빙산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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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눈이 멀어 있는 동안 우리가 보는 상대방 모습은

수면 위로 솟아 있는 '빙산의 일각'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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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다 밑에 잠겨 있는 나머지 모습을 보았을 땐,

이미 우리는 그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고 있는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