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원태연
시집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원태연 알레르기], [사용설명서]
모르겠습니다.
그 여자도 나를 사랑하고 있을지는
그저 모든 이유를 떠나
내 이름 참으로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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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 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내 마음 가득 당신이 차 있기에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나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의 밤을 수많은 별들로
밝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의 대가로 무척이나
버거운 생활이 계속 될지라고
그렇게 밝혀드린 그 미소 보며
참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당신의 미소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므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모든 이유를 떠나
사랑한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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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문득
가슴이 따뜻해질 때가 있다.
입김 나오는 겨울 새벽
두터운 겨울 잠바를
입고 있지 않아도
가슴만은
따뜻하게 데워질 때가 있다.
그 이름을 불러보면
그 얼굴을 떠올리면
이렇게 문득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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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반드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깐요.
이전에 대충
아무나 사랑해 버릴 걸 그랬나 봐요.
몰랐죠.
누가 알았겠어요.
그럼,
지금이라도 잠깐 떨어져 있을까요
내가 얼른 아무나 사랑하고
오면 되는데
금방 올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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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이별
우리 모두 서로의 안녕을 위해서
음주 이별을 삼갑시다.
음주 이별은 나보다 남에게 더
상처를 심어줄 수가 있습니다.
음주를 하셨을 때는
이별을 술집에 맡겨두고 오시거나
영원히 그 술집에
두고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의 안녕을 위해서
음주 이별을 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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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하세요
다른 사람의 아침식사를 차리셔도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낳아 주셔도
다른 사람과 행복에 겨워
눈물을 흘리셔도
웃을게요.
안 울게요.
그 대신 약속해 주세요.
하나만 약속해 주세요.
나보다······
먼저 죽지는 않겠다고
크게 어려운 일 아니니까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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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럽다.
나도,
싫어서 헤어져 보고 싶다.
한 번 살아라도 보고 싶다.
#병원에서
담배를 끊어야 한답니다.
술을 줄여야 한답니다.
커피를 끊어야 한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녀를 먼저······
잊어야 합니다.
#유통 기한
내 그리움에는
유통기한이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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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일보다
사랑했던 사람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
몇 백 배는 더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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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하물며
밥상과 그릇도
때가 되면 만나지거늘
수 해 헤어져 있다가도
때가 되면
어련히 만나지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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