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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_산문집

정목 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_'인생은 짧습니다. 이 짧은 인생을 소모하지 마세요.'

by 메멘토모리:)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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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스님>

아침이 연 한 알의 사과를 식사로 대신하고,
저녁이면 양배추와 씀바귀 같은 채식의 식단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가볍고 욕심 없는 삶을 살아가는 정목 스님은
현재 인왕산 자락에 있는 작은 암자에 기거하며
명상과 마음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영혼의 깊은 우물에서 퍼 올린
정갈하고 소박한 치유의 언어.


#세상에 꽃이 필 때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보살펴주지 않아도

섭섭해하지도 않고

투정 부리지도 않고

저 자체로 아름답게 피었다가

소리 없이

지는 꽃들에게서

겸손과 침묵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됩니다.



#세상의 기본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본은 모두 다른데,
우리는 자신의 틀을 타인에게 맞추어 놓고,
기본에 맞다 맞지 않다고 판단하며 삽니다.

누구나 기본이란 말을 할 때엔
그것이 모든 이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기본적인 도리라고 생각하며 말하지만
사실 그것은 자신이 만든 틀일 뿐입니다.

각자의 생년월일이 다르듯
그들과 내가 다른 것을 알게 되면
내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시키지 못해
화내거나 갈등을 빚지 않고
조화를 이루려 하겠지요.

기본이란
각자의 생각하는 기본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기본 아닐까요?


#목마른 미래

누가 당신의 길을 막고 있습니까?

지금 이 순간,

왜 충만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과거에 매이거나

미래에 목말라하는지요?

미래는 언제나 오늘입니다.

이미 와버린 미래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이란 말이지요.


#죽음조차 아름답다

죽음을 예감하는 순간,
또는 죽음은 언제나 우리에게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죽음은
우리 인생의 가장 큰 스승이며
가장 큰 공부입니다.


#바뀌는 내 목소리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생각,

다양한 관점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나무라기보다는

그와 나의 관점에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편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사람의 생긴 모습이 다른 만큼 세상에는

수많은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 연습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은 필요 없는 말입니다.

그때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지금은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는

기회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세상엔 때로 용서하기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세상엔 때로 용서받기 힘든 일도 있지요.

그런 일과 만났을 땐

구태여 용서를 빌거나 받으려 하지 마세요.

용서하거나 용서받는 것도 강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삶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 현명합니다.

용서할 일은 자연스레 용서가 되고

용서를 빌어야 할 일 또한

자연스레 기회가 돌아올 것입니다.

다만 스스로를 향해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그 한마디만 해보세요.


#분노와 함께 춤을

그냥 턱 놓기!

힘든 일의 끝에 와 있을 땐

놓아버릴 용기만 있으면 된답니다.

힘들어, 힘들어하면서

끌려가는 그 마음을 놓아도

아무 일도 안 생깁니다.

내면의 변화가 올뿐이죠.

홀가분함! 놓아버리세요.

그러면 새로운 길이 나타난답니다.


미움이건 사랑이건 마음의

고요함이 없는 사람에겐

일종의 수다일 뿐입니다.

수다 떠는 사람들이 주위를 피곤하게 하듯

스스로 절제하지 않는 사랑 또한

과잉된 감정일 뿐 사랑이 아닙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깊이 경청하지 않는 사랑 또한

상황이 바뀌면 금방 미움으로 변하고 맙니다.

그래서 사랑에도 간격이

필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사랑에 간격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가끔 침묵해야 합니다.


'진정한 즐거움은 마음에 부담이 없는 것.

구하고 바라는 마음 있으면 괴로우나,
마음에 구하고 바라는 것 없으면
그것이 즐거운 마음 가운데 제일이다.'

경전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누군가에게 칭찬 듣고,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온갖 바람이
근심을 불러옵니다.

근심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갈등을 불러옵니다.

구하고 바라는 것이 없으면
갈등 생길 일도 없겠지요.

그러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는 분도 있습니다.

구하고 바라는 마음은
딱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재미가 있는 만큼만 가지고 사세요.

그 이상은 근심을 불러오게 되니까요.


잠들기 전 오늘 자신의 행동과 말의 태도가

어땠는지 점검해 보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우린 종종 누군가를 만나할 말이 없을 때

다른 이에 대한 뒷말에 열중하지요.

사려 깊지도 의미 있지도 않은 말을 하며

시간을 죽이는 뒷말은

시간과 함께 자신도 죽이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생각에 대한 집착입니다.

생각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이 사실인지 입증도 안 해보고

무조건 사실이고 믿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념으로

굳어버리고 관계를 해칩니다.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는 사람은 없다.
실수를 인정하는 일은
어렵고 불편한 일이다.
모르고 한 실수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나
실수인 줄 알면서 교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사람의 인상은 하루에도 여러 번 변합니다.

생각과 마음 상태에 따라 얼굴 근육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계속 바뀝니다.

잠자는 동안에도 인상은 끊임없이 변하니
행복한 일 떠올리며 잠자리에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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