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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_산문집

'아침을 여는 행복 편지' 김승전_행복을 전하는 삶의 향기

by 메멘토모리:) 2024.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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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행복 편지
-
저자
김승전
출판
오늘의책
출판일
2004.03.20

⊙ 김승전 ⊙

소설가.

1960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남.

국내 유명 기업의 사보와 잡지를 통해

따뜻함이 느껴지는 짧은 이야기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세상살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그의 글은 그동안 다양한 독자층으로부터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인간미 어린 글 솜씨로 일상의 단면을

포착하여 가슴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그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는

각박한 일상에 지쳐 우리가 놓치고

살기 쉬운 삶의 소중함과 작은 것의 미덕을 일깨워준다.

'파란 구슬', '내일이 아름다운 이유' 등


행복은 희망을 가진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마음의 문에 걸린 자물쇠가

완전히 잠겨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잔잔한 감동, 변함없는 사랑,

삶의 지혜, 따뜻한 인간미,

그리고 작은 깨달음들이 있으면

닫혀버린 마음의 문은 언제라도 열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 특별한 열쇠를

소중하게 간직한다면 누구나 삶의 향기를

오랫동안 음미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 행복한 추억은

메마른 가슴을 따뜻하게 채워줍니다.

메마른 가슴을 채워주는 고향의 달빛이

얼마나 따뜻하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 세상에서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곳,

이 세상에서 빈손으로도 찾아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바로 고향입니다.


마음을 녹인 도시락

'나와 도시락을 나누어 먹으려고

점심시간에 일부러 달려왔단 말이냐?

내일부터는 네 점심 도시락을 두 배로 싸야겠구나.'


유통기한

'아침에 먹을 게 없어서 훔쳤습니다.

자정을 넘어서며 유통기한이 지난 빵이에요.'

노인이 상의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내주며 말했다.

'그런 빵이 하나 있었지.

목이 멜 테니 이 우유와 함께 먹어요.'

'······.'

'젊은이, 인정에는 유통기한이 아예 없다네.'


우리 집에서 가장 귀한 것

한 초등학교에서는

매달 첫 번째 토요일이면

6학년만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해님 반의 몇몇 학부모도

특별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교실로 들어서고 교장선생님도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해님반을 지켜보고 있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바라보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지금부터 우리 집에서

가장 귀한 것을 발표하겠습니다.

한 사람씩 차례대로 나와 어른들께서

말씀하신 것을 발표해 보세요.'

'우리 집에서 가장 귀한 것'으로는

만년필, 바이올린, 청진기,

성경, 족보 등으로

뜻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마침내 마지막 학생 차례가 되었다.

눈물을 떨구고 있는 그 학생은 의자에서

혼자 일어설 힘조차 없어 보였다.

선생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이 집으로 전화해서

어머니와 통화하면 돼.'

교수 수첩에서 그 학생의 집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번호를 빠르게 눌렀다.

뜻밖에도 전화기에서는

서비스 중지된 번호라는

안내음이 들려왔다.

순간, 선생님은 통화하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세요? 제 목소리 기억하시는군요.

지금 특별 수업 중인데요. 아, 네···.

자식들이 가장 값진 보물이기 때문에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고요?

그렇다면 우리 집에서 가장 귀한 것을

유일하게 학교로 보내주신 거예요.'

어느새 그 학생은

눈물 섞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둘. 행복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한 숟가락에 담긴 관심은

한 그릇에 담긴 동정보다 훨씬 따뜻합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며,

작은 관심이야말로 이웃 사랑의 첫걸음입니다.


후원자의 충고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님께!

후원자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해

지금 방황하고 있어요.

유혹의 손짓은 너무 달콤하다군요.

저 장래를 위해 충고의 글을 한 줄이라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다면

나를 찾아오세요.

내가 있는 곳은 **입니다.

답장에 씌어 있는 주소를 확인하며

키 작은 조립식 건물 앞에서

충격을 받고 한순간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거리던 청년은

구두 병원이라고 씌어 있는

키 작은 조립식 건물로 들어갔다.

일흔은 되어 보이는

한 노인이 구두를 닦고 있었다.

'저, 혹시···.'

'젊은이,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네.

내가 자네처럼 젊었을 때 깨달았다면

더 많은 사람과 행복을 나누었을 텐데···.


셋. 이웃 사랑은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열쇠입니다.

사랑이 담겨 있지 않은 지폐는

주머니 속에서 오랫동안 만지작거린 동전보다 따뜻할 수 없습니다.

이웃을 생각하는 작은 마음은

추운 세상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마음의 연료입니다.


운동화가 녹인 세상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평생을 하나로 살아왔다.

너만은 험난한 이 세상을

머리로 살아가길 원했는데···.

다시 떠나고 싶을 때는

나를 꼭 한번 보고 가라.

내가 지금 일하는 공사장은···.

#존경하는 아버님께!

제가 이 험난한 세상을 머리로

살아가길 원하셨지만,

저는 비로소 가슴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곧 아버님 곁으로

돌아갈 거예요.

운동화 속이 너무 따뜻해서

밤을 새워 걸어가겠습니다.


아주 특별한 주례

'어떤 책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눈을 뜨고 있어도 항상

깨어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눈을 감고 있어도 항상

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서는 눈을 뜬 채

자고 있는 사람보다

눈을 감은 채 깨어있는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새벽이 오는 길목

'젊은이, 자네가 졸지 않고

밤새워 번민한다면 자네가

어디에 있든지

새벽은 자네 앞으로 밝아올 거야.

밤새워 번민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바로 새벽이 오는 길목이거든.'


넷. 영원한 사랑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사랑입니다.

영원한 사랑은 결코 어느 특정 관계의

사랑이 아닙니다.

지금도 사랑하고 있지 않으면

절대로 영원히 사랑할 수 없습니다.

영원한 사랑이 되려면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야 합니다.


영원한 사랑

한순간도 쉬지 않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영원한 것이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랑은

희미하게라도 떠오르지 않았다.

'젊은이, 영원한 사랑이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라네.

영원한 사랑은

결코 어느 특정 관계의 사랑이 아니야.

지금 하고 있는 사랑만이 영원한 사랑이야.

지금도 사랑하고 있지 않으면

절대로 영원한 사랑이 될 수 없어.

영원한 사랑이 되려면 바로 지금

사랑하고 있어야 하네.

젊은이, 지금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가?'


가장 아름다운 꽃

'왜 그렇게 헤매고 다닙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찾고 있습니다.

어디에 가면 있을까요?'

'그렇다면 저 소나무 옆으로 가보세요'

'그렇다면 저 바위 뒤로 가보세요'

'그렇다면 저 시냇가의 징검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보세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여기에서 찾을 수는 없습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어딘가에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 있을 겁니다.'

중년 여인은 지친 몸을 이끌고

들판 한가운데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란 들꽃들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는 곳에 이르렀을 때,

중년 여인은 귀에 익은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노란 들꽃 물결 한가운데서 아기가 울고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아

버려진 아기가 분명했다.

강보를 펼치자 양볼에 홍조를 띠고 있는

앙증맞은 아기가 울음을 그치며

장난감을 같은 손과 발을 움직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찾았네.

이 향기! 이 모습! 이 빛깔!

그리고 이 미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바로 아기야.

이제야 가장 아름다운 꽃을

키우는 사람이 되겠구나.

왜 더 빨리 깨닫지 못했을까?

그랬다면 이렇게 들판에서

만나지는 않았을 텐데···.

중년 여인은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

'천사의 집'이라는 작은 현판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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