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성시경이 소개하는 작가 이미나
이미나 작가는 저보다 다섯 살이 많고요,
매우 둥근 얼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FM 음악도시'의 작가로 일을 하다가
<그 남자 그 여자>를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그 후 <그 남자 그 여자 2>, <아이 러브 유>를 냈습니다.
저와는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에서 같이 일했었죠.
보헤미안처럼 세상을 떠돌며 사는 사람들을
늘 부러워하면서도 결국은 엄마 아빠의
반듯한 딸로 남고 싶어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미나 누나인 것 같습니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별별 생각이 많고
온순한 것 같은데 한 번씩 무섭게 화도 내고
공중도덕을 중요시하며 주목받은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그런 사람이기도 하고요.
예전에 어떤 인터뷰에서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미나 작가의 글은 제 입에 잘 붙고
워낙 감정 이입이 잘 돼서 읽을 때
울지 않으려고 애쓸 정도라고.
어떤 책은 읽으면서 그 작가의 천재성에 대해 감탄하게 되고
또 어떤 책은 그 작가의 박식함에 놀라게 되는데
미나 작가의 글은 그냥 마음으로 읽히는 것 같아요.
글이 슬프다거나 재미있다거나 그런 평가를 하기보다는
내가 글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읽게 되는 거죠.
그게 바로 이미나 작가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끝으로 미나 작가 글의 부작용은
읽고 나면 세상이 따뜻하게 보이면서
사랑이 막 하고 싶어 진다는 건데요,
무서운(?) 부작용이긴 하지만
눈 오는 날 차가 막힌다고 화나 내는
거칠한 아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저는 그녀의 따뜻하고 재미있는
글을 자주자주 읽습니다.
'내일 헤어질 것처럼 오늘 사랑하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 12가지
그 속에 담긴 세상에서 가장 솔직하고,
가슴 찡한 사랑 이야기
Question 1 연애 ···
너는 언제 가장 행복해?
그대도 나처럼 가끔 십 년 후를 상상하는지..
십 년 후의 그대 삶에도 내가 들어 있는지..
만약 그렇기만 하다면
지금의 바쁜 날들도, 고단한 일들도
내게는 모두 행복을 위한 저축 같은 것.
사랑할 수 있는 내일이 있어서
나는 오늘이 고단하지만은 않다고.
Question 2 세 사람 ···
너에게 이미 다른 사랑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하지..
내가 좋아하는,
좋은 사람과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
하나, 내가 좋아할 만한 사람은
대체로 애인이 있다.
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면
나 때문에 애인과 쉽게 헤어지지 않는다.
셋, 그런 사람을 내가 정말 좋아한다면
나도 그 사람에게 애인과 헤어지라고 차마 말할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참 좋은 사람 좀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Question 3 사랑의 시작 ···
언제부터 우리는 '우리'가 됐을까
아픈 게 사랑이란 걸 언젠가부터 알아버렸어요.
어쩌다 가슴이 뛰어도 아닌 척 눈을 피했지요.
사랑을 믿지 않아서 눈물 날 일은 없었지요.
사랑을 믿지 않으니 웃을 일 또한 없었지요.
또다시 사랑을 한다는 건 미친 일 같아서
그대가 눈이 부셔도 고개를 돌렸었는데..
다시 꿈을 꾸고 싶어졌어요.
그대를 믿으며, 나를 믿으며
어쩌면 다시 또 울지 몰라도
그 아픔까지 떠안고..
처음 같은 사랑이었으면,
아니 이게 마지막 사랑이었으면,
아니 지금의 사랑인 것만으로 충분하네요.
생각하니 참 좋아요, 이젠 '우리'잖아요.
Question 4 사랑의 부등호 ···
왜 항상 내가 더 많이 사랑할까
혼자 먹을 저녁을 준비하다가
손가락을 베였을 때
아무리 찾아도 집 안에 반창고 하나가 없을 때
라디오를 껐는데 내 방이 너무 조용할 때
강아지도 잠들어 버렸을 때
우리의 다정함에 그대가 죄책감을 느낄 때
그대가 내 옆에 있기는 한데 반쪽만 있을 때
내가 그대의 1등이 될 수 없을 때
그런데도 그대는 나의 전부일 때
나는 너무 외롭습니다.
Question 5 이별 ···
우리가 꼭 헤어져야 했을까?
제임스 딘은 그렇게 말했지요.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 같이 오늘을 살라고.
어느 영화감독은 그 말을 비틀어
이렇게 이야기했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대충 보내고
내일 죽을 것같이 꿈을 꾸지 않는다고.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그대를 꿈꿨더라면..
내일 헤어질 것처럼 오늘 사랑했더라면..
대화로 모든 것을 풀 수 있다는 말,
하지만 그것 들어줄 사람이 기다려 주는 동안에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Question 6 문득 그리움 ···
보고 싶다, 잘 지내지?
그래, 나는 그러고 싶었는데..
네 눈가에 주름이 자리 잡는 모습,
아이 엄마가 되고 아줌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세상 어느 곳에서 너는 오늘도
하루만큼 늙어 가고 있을까.
금방이라도 다시 찾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영영 이별이었네..
Question 7 연애 2 ···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지금의 얼굴은
전생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이라지요.
그렇다면 다음 생에 내 얼굴은 그대의 얼굴..
사실 나는 다음 생에는
김태희나 한가인처럼 생긴 사람으로
태어날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대처럼 생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대처럼 다정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내 다음 생은 또 얼마나 따뜻할까요..
Question 8 짝사랑 ···
너는 내 마음이 안 보이니?
언제든 닿을 수 있는 곳에서
너는 자유롭게 웃고 떠들고
가끔 나와 눈이 마주치면
반갑게 웃어 주는데,
너는 시계를 보고 물을 마시고 화장을 고치고
그러다 내가 보고 있는 걸 알면
너는 민망한 듯 웃어 주는데,
그 순간순간이 나한테는 전쟁 같았어.
네가 너무 좋아서 같이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
Question 9 후회 ···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당연히 사랑하지, 너도 알잖아.'
그 말을 똑바로 못 해서 그대를 떠나보낸 나는
그대를 잃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려서
이렇게 남들을 화나게 만들며 살고 있습니다.
꽃 피는 봄이 이렇게나 싫은 건
내가 어울릴 수 없어서..
내게 손 내미는 사람 모두 상처 입게 만드는 나는
가위손처럼 겨울 속에서만
꽁꽁 갇혀 살아야 할 것 같아서..
화창한 봄날
그대는 어디서 누구의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을지
이제는 물을 수도 없어서..
Question 10 연애 3 ···
나 얼마만큼 사랑해?
동화책을 읽어 주면 금방 잠이 드는
착한 아이처럼 그대의 끝없는 칭찬을 들으면서
하품 한번 늘어지게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동그랗고 달콤한 쿠키 하나
손가락으로 가장자리를 매만지며
'그대 얼굴, 그대 얼굴...'
속삭이다 스르르 잠이 들고 싶습니다.
Question 11 시간 ···
벌써 나를 잊은 건 아니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대에게도 사람들은 물어볼 텐데
왜 헤어졌냐고,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그대는 그럴 때 어떻게 대답하는지.
나처럼 잘 모르겠다,
말하고 마는지
좋은 사람이었다, 대답하는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설마 그렇게 말하지는 않길..
한때 내가 가장 잘 알았던 사람,
하지만 이제는 잘 모르는 사람,
그대.
Question 12 재회 ···
다시 만나면 우리는 행복할까?
사랑은 타이밍이라,
우리는 결국 연인이 되지 못했지만
나는 사는 동안 만난 누구보다,
그대를 좋아했습니다.
단 한 번이었지만
나 사랑해?
내가 물었고
사랑해,
그대가 대답했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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