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책만드는집 편집부
- 출판
- 책만드는집
- 출판일
- 1998.06.20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언젠가 들어본 이야기지만
다시 접했을 때 새삼 느끼는 새로움.
그 감동이 가슴에 흘러 느낌으로 다가오죠.
여기게 실린 글들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는 소설과 시 속의
감동적인 글과 영화 속의
잊을 수 없는 명대사의 만남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특별한 친구가 있죠.
그런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오늘 하루는 영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특별한 사람에게 한번 이야기해 보세요.
1. 사랑이 다가올 때
그 사랑은 예정된 것이었다.
아주 먼 시간 저편에서부터 결정된
특별한 사랑이었다.
그것은 지금의 나, 백 년 전의 나, 천 년 전의 나,
겹겹이 세월 속의 내가 포개져서 발현된
영혼의 사랑을 경험한 것이었다.
![](https://blog.kakaocdn.net/dn/clbQNX/btsGPRHX6Xm/NvHJzvZLjmt0nuhKqq4Tvk/img.jpg)
#이루지 못한 사랑
세상을 살면서 슬픈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할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스러운 몸을
만질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슬픈 건
내 마음으로부터 먼 곳으로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먼 곳으로
더 이상 사랑해서는 안 되는 다른 남자의 품으로
내 사랑을 멀리 떠나보내는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슬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았고
그 사랑을 위해 죽을 결심을 했으면서도
그 사람을 두고 먼저 죽는 일이다.
미처 다하지 못한 미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하며······.
-하병무 '남자의 향기' 中-
#흔적
'사무친다는 게 뭐지?'
'아마 내가 너의 가슴속에
맺히고 싶다는 뜻일 거야.'
'무엇으로 맺힌다는 거지?'
'흔적······지워지지 않는 흔적.'
-안도현 '연어' 中-
![](https://blog.kakaocdn.net/dn/bvJD7C/btsGRALZmA4/qoNXVKCkOgmnbllNZdkzDk/img.jpg)
#타인에 대한 순수함
행복은 사랑할 때가 가장 고귀하게 저며온다.
또한 사랑이 시작되는 시기가 가장 행복하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다른 어떤 존재나 타인에 대한
순수한 기쁨에 충만했을 때이다.
진정한 용서란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
손을 내밀어 악수해 주고
다시 마음속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루이제 린저 '고독한 당신을 위하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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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건너는 법
언젠가 남편이 그랬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건너야 할
자신의 사막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사막을 건너는 길에
나는 오아시스를 만났다.
푸르고 넘치는 물, 풍요로움으로
가득 찬 오아시스를 지나
나는 이제 그 사막을
건너는 법을 안다.
한때 절망으로 울며 건너던 그 사막을,
나는 이제 사랑으로 건너려 한다.
어린 새의 깃털보다
더 보드랍고, 더 강한 사랑으로.
-영화 '편지' 中-
![](https://blog.kakaocdn.net/dn/yZoIB/btsGQ7cn1A2/zjjljgcadKKVJEWT0X0DSK/img.jpg)
#삶의 모습들
어느 순간에도 떠날 준비가 안된 방에는
먼지가 쌓이고 공기가 썩는
퀴퀴한 냄새가 나고,
전등은 희미한 빛을 발한다.
만약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에게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용기가
부족하다면 우리의 사랑은
점점 없어지게 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인지, 아니면
타인의 삶인지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 살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는 살아남는다.
-다그함마슐드 '우리를 위한 나의 시간을 찾아서' 中-
2. 작은 감동을 나눌 때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l0ew5/btsGOLaioyd/kvZuWlBe2gmYl5yiTQckqk/img.jpg)
#저 혼자만 쓰고 있는 우산
남을 도울 힘이 없으면서
남의 고정苦情을 듣는다는 것은
매우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것은 단지 마음 아픔에 그치지 않고
무슨 경우에 어긋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빈손으로 앉아 다만 귀를 크게 갖다 대는 것이
과연 비를 함께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에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
![](https://blog.kakaocdn.net/dn/bozQMa/btsGO8b8h5e/ukxtgvvOfjTmx98f9z3cE0/img.jpg)
#한 개의 동전
단 한 개의 동전이 들어 있는 항아리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만,
동전이 가득 들어 있는 항아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이백수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中-
![](https://blog.kakaocdn.net/dn/liWoa/btsGQ6YRPfu/rOhKKxKePbVCCmv3vWcTL1/img.jpg)
#가을 편지
나무가 미련 없이 잎을 버리듯
더 자연스럽게, 더 홀가분하게
그리고 더 자연스럽게 살고 싶습니다.
하나의 높은 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낮은 언덕도 넘어야 하고,
하나의 큰 바다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작은 강도 건너야 함을
깨우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삶의 깊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찮고 짜증스럽기조차 한 일상의 일들을
최선의 노력으로 견뎌야 한다는 것을.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中-
3. 삶에 지쳤을 때
슬픔에는 더 큰 슬픔을 부어 넣어야 한다.
그래야 넘쳐흘러 덜어진다.
가득 찬물 잔에 물을 더 부으면
넘쳐흐르듯이, 그러하듯이,
이 괴로움은 더 큰 저 괴로움이 치유하고,
열풍은 더 큰 열풍만이 잠재울 수 있다.
#절망 아닌 희망
'절망이요?'
'그래, 그렇지만 이젠 괜찮아.
생각을 바꿨기 때문이야.
희망이니 절망이니 하는 것들도
다 생각하는 방식에서 비롯되는 거니까.
지금 우리가 손잡고 있는 것처럼
희망과 절망도 손잡고 있을 때가 많거든.
그 애들은 원래 친구 사이니까.
커서 절망을 만나더라도 넌 멀지 않은 곳에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김재진 '어느 시인 이야기' 中-
![](https://blog.kakaocdn.net/dn/NXn5S/btsGRgGYxS2/6Dxua1FQhiZZLKHC9kvJa1/img.jpg)
#끝
결코 끝이라곤 말하지 마라.
비록 우리의 최선인 것이 죽었다 해도
우리 자신까지 죽었다고는 여기지 말자.
하나의 최선이 죽거든
그다음 최선을 또 만들어내자.
모든 걸 포기했을 때라도 진실의
밑 뿌리는 시들지 않으리니.
-김남조 '사랑의 이름으로' 中-
![](https://blog.kakaocdn.net/dn/coLfQ2/btsGPQvwfhm/b0giPHIKfxOcmKhqzlx4f1/img.jpg)
#마음으로 보아야
내가 길들였기 때문에,
그래서 나의 것이기 때문에
그가 세상에 오직 한 사람처럼 여겨지는 것이고,
그를 위하여 마음을 쏟는
귀중한 시간들 때문에
그가 더없이 소중한 사람으로 생각되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 숱한 사람들 속에서
한 사람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中-
![](https://blog.kakaocdn.net/dn/bBMuSm/btsGN0MmyUp/ZOgx0mJuFgtfaenFAlCAkK/img.jpg)
#또 다른 상처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양귀자 '모순' 中-
#영혼의 상처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입는다.
어떤 이는 한 번의 상처로도
생애를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또 어떤 이는 거듭되는 상처에도 다시 일어서고
또 어떤 이는 상처를 즐기기도 한다,
-하창수 '죽음과 사랑' 中-
4. 가벼운 미소 지을 때
보금자리란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고 그곳이 진정 아름다운 곳이려면
그 보금자리의 문도
언제나 활짝 열려 있는 상태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 살고 있는 새가
자유롭게 비상할 수 있고
쉬러 오는 새가 새의 본성을
잃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다.
![](https://blog.kakaocdn.net/dn/Ofhep/btsGQXukaVl/bu12b2n2YsPplW0enY9byK/img.jpg)
#젊은이들이여
'인생은 사십부터'라는 말은
'인생은 사십까지'라는 말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내가 읽은 소설의 주인공들은
구십삼 퍼센트가 사십 미만의 인물들이다.
그러니 사십부터는 여생인가 한다.
사십 년이라면 인생은 짧다.
그러나 생각을 다시 하면,
그리 짧은 편도 아니다.
-피천득 '수필' 中-
![](https://blog.kakaocdn.net/dn/bYv56L/btsGO8iQVBD/JTWE3pmJPvPMN14SqBXK4k/img.jpg)
#오직 사랑에 의해
각자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들의 착각일 뿐,
진실로 인간은
오직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中-
![](https://blog.kakaocdn.net/dn/bVbPeo/btsGPpY9fMt/P9zDXFHsqACkO4xz5SOEa0/img.jpg)
#하루살이 인생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이 내 인생이다.
어제는 내가 살았고
오늘은 내가 살고 있는 중이며
내일은 내가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내일들이
나에게 얼마나 되는지 나는 모른다.
-윤재근 '빛나되 눈부시지 않기를' 中-
#창문 밖으로
세상의 만족으로는 그 장소에 다가서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의 순례는 끝이 없고,
우리는 저마다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지 않는 한
다른 종착역은 나타나지 않는다.
어디에도 우리가 머무를 장소는 없다.
-류시화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中-
5. 성공이 보일 때
나는 산을 정복하기 위해 산에 오르지 않는다.
나를 정복하고자 산에 오르는 것이다.
내 마음 안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른다.
보이는 산이야 언제든지
누구에게 정복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산,
즉 내 마음 안에 자리한 산을
정복하고 싶어 한다.
#착각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착각하고 사는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필연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착각은 우리의 삶 속에
고통을 심어준다.
왜냐하면 착각은
무한정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규환 '그래서 나는 오늘 정신과로 간다' 중-
#무의식 속의 나
내 안에는 내가 둘이다.
아니 어쩌면 셋이다.
내가 밖으로 내보이고 있는 나와
내가 안으로 숨기고 있는 나와
또 스스로도 헤아릴 바가 없는
무의식 속의 내가 따로 있다.
-구상 '유치 찬란' 中-
#미로 속의 주인공
인생에 있어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여행은
곧 자신을 발견해가는 모험 속에 있다.
-영화 '티벳에서의 7년' 中-
#진정한 용기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용기 있다고 누가 말하는가.
그것은 숨을 쉬려고 바둥거리다가 빠져나가는 사람을
용기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리처드 보드 '넓고 넓은 바닷가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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