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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12

원태연 <궁금증> 처음부터 안 만날 걸 그랬다고 영원히 사랑한단 말 안 해 줄 걸 그랬다고 모르고도 살아왔으니 모르는 채 살 수 있다고 안 그럴 걸 그랬는데 ······ 다 해놓고 후회할 말 다 해 버리고 너 아니면 난 안 된다는 말 가지 말아 줬으면 고맙겠단 말 왜 못했나 모르겠네요. 왜 못했는지 참으로 모르겠네요. 2024. 10. 1.
랄프 왈도 에머슨 <무엇이 성공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건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2024. 9. 30.
원태연 <일기> 자다가도 일어나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얼핏 눈이 떠졌을 때 생각이 나 부시시 눈 비비며 전화할 수 있는 사람 그렇게 터무니없는 투정으로 잠을 깨워놔도 목소리 가다듬고 다시 나를 재워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워낙에 욕심이 많은 것일까 생각도 들지만 그런 욕심마저 채워주려 노력하는 사람이 생겨준다면 그 사람이 채워주기 전에 욕심 따위 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양치를 하다가도 차가 막힐 때도 커피를 사러 가다가도 생각이 나는 사람 그런 사람 있다면 그런 사람이 나를 원해 준다면 자다가도 일어나 반겨줄 것 같습니다. 2024. 9. 28.
김재진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돌이켜보면 모두 사라져 버렸네.​밤새워 이야기하던 친구도영화 속의 주인공을 찾아 헤매던 발길도 지워져버렸네.​십 년 만에 만난 사람 앞에서도 무덤덤한,잠깐 반가움이 지나고 나면 시들해지는,망각만이 유일한 나​저기 건물의 유리에 비친 나 또한 내가 아니네.​퀭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낯선 저 사내는 도대체 나일 수 없네.​황망히 바퀴 굴려알 수 없는 복잡함 속으로 떠나는 저 자동차들만이내가 있는 곳을 안다고 하네.​읽었던 한 권의 책머리를 들끓게 하던 한때의 이념열렬했던 사랑마저 내가 아니네.​하숙집 벽 위에 붙여놓았던 몇 줄의 잠언 속에도 나는 없네.​정말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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