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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9

<두 사람>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2024. 7. 1.
용혜원 <너를 사랑하고 있다> 너를 보고 싶어 미쳐 날뛰고 싶었던 마음도 몰아내고 잠잠히 세월의 흐름에 지워버리면 다 잊혀질 줄 알았다. 밤새 홀로 뒤척이며 견디다 그리움이 가슴에 솟구쳐 혈관 속까지 끓어올라도 너에게 닿을 수가 없다. 거리를 걷다가도 가슴 벅차게 들려오는 나의 숨소리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내 눈앞에 없는 너를 사랑하고 있다. 2024. 6. 30.
이해인 수녀님 <나비에게> 너의 집은 어디니? 오늘은 어디에 앉고 싶니? 살아가는 게 너는 즐겁니? 죽는 게 두렵진 않니? 사랑과 이별 인생과 자유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서 나는 늘 물어볼 게 많은데 언제 한 번 대답해 주겠니? 너무 바삐 달려가지만 말고 지금 잠시 나하고 놀자 갈 곳이 멀더라도 잠시 쉬어가렴 사랑하는 나비야 2024. 6. 29.
<금 간 꽃병> 쉴리 프뤼돔 이 마편초 꽃이 시든 꽃병은 부채가 닿아 금이 간 것. ​ 살짝 스쳤을 뿐이겠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으니. ​ 하지만 가벼운 상처는 하루하루 수정을 좀먹어 들어 보이지는 않으나 어김없는 발걸음으로 차근차근 그 둘레를 돌아갔다. ​ 맑은 물은 방울방울 새어 나오고 꽃들의 향기는 말라 들었다. ​ 손대지 말라, 금이 갔으니. 곱다고 쓰다듬는 손도 때론 이런 것. 남의 마음을 스쳐 상처를 준다. 그러면 마음은 절로 금이 가 사랑의 꽃은 말라죽는다. ​ 사람들의 눈에는 여전히 온전하나 마음은 작고도 깊은 상처에 혼자 흐느껴 운다. ​ 금이 갔으니 손대지 말라. 202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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