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_좋은 글귀

원태연 <일기>

by 메멘토모리:) 2024. 9. 28.
728x90
반응형

 



 
자다가도 일어나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얼핏 눈이 떠졌을 때 생각이 나
부시시 눈 비비며 전화할 수 있는 사람
그렇게 터무니없는 투정으로
잠을 깨워놔도
목소리 가다듬고
다시 나를 재워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워낙에 욕심이 많은 것일까
생각도 들지만
그런 욕심마저 채워주려 노력하는
사람이 생겨준다면
그 사람이 채워주기 전에
욕심 따위
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양치를 하다가도
차가 막힐 때도
커피를 사러 가다가도
생각이 나는 사람
그런 사람 있다면

그런 사람이 나를 원해 준다면
자다가도 일어나
반겨줄 것 같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