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1 김재진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돌이켜보면 모두 사라져 버렸네.밤새워 이야기하던 친구도영화 속의 주인공을 찾아 헤매던 발길도 지워져버렸네.십 년 만에 만난 사람 앞에서도 무덤덤한,잠깐 반가움이 지나고 나면 시들해지는,망각만이 유일한 나저기 건물의 유리에 비친 나 또한 내가 아니네.퀭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낯선 저 사내는 도대체 나일 수 없네.황망히 바퀴 굴려알 수 없는 복잡함 속으로 떠나는 저 자동차들만이내가 있는 곳을 안다고 하네.읽었던 한 권의 책머리를 들끓게 하던 한때의 이념열렬했던 사랑마저 내가 아니네.하숙집 벽 위에 붙여놓았던 몇 줄의 잠언 속에도 나는 없네.정말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2024. 9. 19.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