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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자3

정철 <불법 사전 中> 아빠 사랑해요. ▶아빠엄마 조금 뒤에 서있는 사람.엄마의 어깨너머로 자식을 보는 사람.그때가 가장 외로워 보이는 사람.▶아버지​아빠보다 조금 더 외로운 사람.​어느 날 갑자기 그것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자식으로부터 '아버지'라는 낯선 호칭을 듣게 된다.​글자 하나만큼 자식이 더 멀어진다.▶친정 아빠의 법칙​친정 아빠보다 술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는 남편은술고래 소리를 듣는다.​친정 아빠보다 담배 한 모금이라도 더 피우는 남편은골초 소리를 듣는다.​세상 모든 아빠는 자식의 기준이다.▶엄마​자식과 아빠 사이에 놓은 사람.​아빠가 자식의 허물을 볼 수 없도록자신의 몸으로 자식을 반쯤 가리고 있는 사람.​늘 앞뒤를 다 살피느라 외로울 틈이 없는 사람.​-정철 '불법 사전' 中- 2024. 5. 19.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흘리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학교 성적이 자기가 기대한 만큼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하면서도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검은색 유리로 되어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울 장소가 없어서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마다 서둘러 나가는 곳은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이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龍과 싸우러 나간다. 피로와, 끝없는 업무와, 스트레스······. 아버지는 날마다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하고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귀가할 때 어머니는 열 번 염려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넘게 현관을 .. 2024. 5. 8.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언제나 식기 전에 밥을 먹었었다. 얼룩 묻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했다. 날마다 집을 치웠었다. 장난감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없었고, 자장가는 오래전에 잊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어떤 풀에 독이 있는지 신경 쓰지 않았었다. 예방 주사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누가 나한테 토하고, 내 급소를 때리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을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가 있었다. 내 생각과 몸까지도. 울부짖는 아이를 두 팔로 눌러 ..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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