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김재진3

김재진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돌이켜보면 모두 사라져 버렸네.​밤새워 이야기하던 친구도영화 속의 주인공을 찾아 헤매던 발길도 지워져버렸네.​십 년 만에 만난 사람 앞에서도 무덤덤한,잠깐 반가움이 지나고 나면 시들해지는,망각만이 유일한 나​저기 건물의 유리에 비친 나 또한 내가 아니네.​퀭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낯선 저 사내는 도대체 나일 수 없네.​황망히 바퀴 굴려알 수 없는 복잡함 속으로 떠나는 저 자동차들만이내가 있는 곳을 안다고 하네.​읽었던 한 권의 책머리를 들끓게 하던 한때의 이념열렬했던 사랑마저 내가 아니네.​하숙집 벽 위에 붙여놓았던 몇 줄의 잠언 속에도 나는 없네.​정말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2024. 9. 19.
김재진 시인 <너를 만나고 싶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 2024. 9. 4.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시집_시간의 바깥에서 너를 읽는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1997년 초판 출간 당시 한 달 만에 6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는 김재진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시인은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 시집과 산문, 동화집을 비롯해 현재 명상전문방송 유나를 통해 명상과 마음공부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이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혼자라는 사실에 대한 가슴 아픈 자각을 한 김재진 시인은 이 시집에서 '혼자야말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가장 반듯한 위안'이라고 말한다. 고단한 삶의 상처를 드러내지만 어둡거나 슬프지 않게, 사랑의 갈망, 사랑의 안타까움과 부질없음을 표현한다. 김재진 시인은 고단한 삶의 상처들을 시집 속에 드러내고 있다. "저는 시를 삶의 상처라고 생각해요. 기억하.. 2024. 5. 17.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