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산문집
'고마워, 사랑아' [안신영 지음·이소 그림]_ 사랑에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로맨틱 힐링 에세이
메멘토모리:)
2024. 4. 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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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사랑아

| 안신영 |
명지대 일어일문과와 서강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등 방송과 잡지에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장편동화 <노아의 방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 책은 서른 살 즈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후에 느꼈던 외로움과 슬픔,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일기를 쓰듯 표현한 소설 같은 글입니다.
어느 해 여름의 이별을 시작으로 가을과 겨울,
봄을 지내면서 눈물과 외로움,
추억을 통해 실연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는 모든 이들,
특히 사랑에 상처받았거나
이별의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등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으로
조용히 들어가 사랑에 대한 성찰과 기쁨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습니다.
헤어진 다음날부터 써 내려간
그녀의 소설 같은 일기장!
이 책의 마지막 쪽을 읽고 나서 떠오른 것은
'이별은 영혼의 감기'라는 누군가의 말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몇 번씩은 겪게 된다는 점에서,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도 앓을 만큼 앓아야 똑떨어진다는 점에서
감기와 이별은 비슷하게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이별을 앓고 떼어내는 법' 만을
일러주는 건 아닙니다.
이 책의 갈피 갈피에는 이별을 극복할 뿐 아니라
삶을 맛보고 즐기는 다양한 방법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이렇게 끝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윤현진 SBS 아나운서-
이 책에서 작가는 이별을 통해 질기고 질긴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신영 작가는 누구보다 연을 소중히 여기고
잘 쌓아온 사람입니다.
프리랜서로, 방송작가로 사람들과,
글과 인연을 맺어온 그가 이제는
그 자신의 책을 통해 인연을,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그의 글은 따뜻합니다.
상대에 대한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따뜻한 마음이며,
인연이라는 것에 대한 돌아봄일 것입니다.
-신지혜 CBS <신지혜의 영화음악> PD 겸 아나운서-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이 세 가지로 시작된다.
A라는 사람과 B.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나는 장소.
누군가와 헤어지자마자 여행을 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음의 상처 때문에 풍경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풍경 또한 지치고 힘든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Y와 헤어져 세 번의 계절이 지난 후 비행기에 오른다.
손이 가볍고 영혼이 맑다.
풍경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준비는 이미 충분하다.
파리,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곳에서
나는 바람처럼 자유로우리.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의 길을 떠날 수 있는
황금빛 에너지를 선사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어떤 여행의 끝: 헤어지다
사랑이란 '여행' 같은 거라고 생각해 왔다.
우연히 접어든 길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끈다.
호기심 어린 발걸음으로 나아가는 한편,
돌아갈 길을 잃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다.
처음 와 보는 길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
그때는 늦었다.
돌아가기에 이미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이다.
갈림길 위로 깔깔한 모래바람이 불고,
어디로 가야 할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낯선 여행자: 누군가를 만나다
사랑이라는 여행이 끝났다고
인생의 여행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다만 보지 못하는 것뿐,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걷는 길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지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삶은 홀로 쓸쓸히 걷는 외길이 아니라,
타인을 향해 열려 있기에 때로 교차점을,
때로는 반환점을 이루기도 한다.
시간의 여행자.
사랑 때문에 상처받아 웅크리고 앉은 나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던 그가
어느 길모퉁이에서 마주친다.

#동행의 즐거움: 다가서다
너무나 지쳐 누군가에게 다가갈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누군가
나를 발견해 주기를 기다려.
꼭꼭 숨겨둔 일기장을 들키고 싶은 그런 마음.

#세상의 끝 동서남북: 추억을 나누다
서로를 만나기 이전에 꿈꾸었던 지명들을 떠올리며,
언젠가 그곳으로 함께 떠나자고.
그 약속들은 얼마나 철이 없는지.
그 약속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루어지지 않은 약속은
한때의 눈부신 빛만큼의 그림자를 남기는 것,
멀리 떠나와 돌아본 그 약속은 나를 슬프게 한다.

#멀어지는 풍경: 과거를 응시하다
나는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억들이
쉼 없이 떠나고 있다는 것을.
네가 더 이상 나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사실도.
스쳐가는 풍경 속에서 너는 한 점의
소실점으로 점점 멀어져 간다.
더 이상 미래를 향해 뒷걸음질을 칠 수는 없다.
나는 달리는 방향으로 돌아앉을 것이고,
너는 잊힐 것이다.
두렵지만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사랑에 빠지고 말 것이다.

#잃은 시간, 남은 추억: 보내다
사랑의 가장 큰 비극은 상대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간절히 원해도 결국 슬픔뿐,
다른 길을 선택할 기회가 없다.

#유년으로의 여행: 더 깊이 알아가다
누군가가 했던 이야기를 기억해 준다면,
그는 영원히 죽지 않는 거란다.
-대니얼 월러스 '빅 피쉬' 中-

잊지 않아야 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고,
마침내 다가서야만 약속은 이루어진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는 것보다 힘겨운 일은
약속 없는 삶의 공허함이 아닐까.

#길의 끝, 길의 시작: 가장 가까운 이가 되어주다
마리아 님, 외로움을 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싶어요.
하지만 외로움을 떨친다면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 또한 느낄 수 없겠지요.
내게 허락하신 외로움을
거두지 마시되,
부디 그것을 견디어낼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사랑이 끝나고 꿈이 깨어진 자리에
여전히 삶은 남아 있었다.
내가 웅크린 동안에도
쉼 없이 나아가던 나의 인생.
내 곁에 버티고 서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고독이라는 평원: 거리를 두다
난 여전히 사랑을 믿어.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는 몰라.
내가 살고 죽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넌 뭔가에 대해 책임이 있어.
넌 나에 대해서 그 잘난 책임이 있단 말이야.
우리 함께 모여 사는 동물이야.
난 네가 필요해.
-에단 호크 '웬즈데이' 中-
갑작스레 찾아온 감기,
몸이 아니라 마음을 앓는 것 같다.
하나의 마음이 떠나가고
하나의 마음이 다가온다.
열에 들떠 웅크린 채,
마음이 오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지구 반대편의 그녀: 여행을 떠나다
미지의 거리에서 내 안에 있는
풍경과 마주치는 것.
바로 여행을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자신과 닮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여행이든, 사람이든.

여행을 하는 동안 문득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아직 다 내려놓지 못한
너를 향한 마음 때문이다.
이 도시 어딘가, 조용한 곳에
그 마음을 내려놓고 돌아가야지.

#미술관에서 길 찾기: 나 자신을 들여다보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은
바로 사랑의 색깔이다.
-마르크 샤갈-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며,
인생을 짝사랑하도록 운명 지어졌다.
멀리 있는 것들은 우리를 부른다.
사람이든, 장소이든,
지나간 추억이든.

#먼 곳에서 보내는 엽서: 다시 시작하다
꽃을 꺾기 위해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얻기 위해 영혼의 상처를 견딘다.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므로.
-쇼팽의 연인 조르쥬 상드 '상처' 中-

먼 곳에서 너를 향한 무거운 마음
하나를 내려놓는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 오면
그 마음과 다시 만나겠지.
그때는 마음이 닳고 닳아
너를 향해 웃으며 인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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