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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박광수
20대 후반 무렵에 조선일보에 <광수생각>을 연재하면서
우리나라 문화 사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스스로 '무 규칙 이종 격투 문화가'를 자처하는 박광수의
만화 세계는 그때부터 일탈과 이단을 꿈꾸는
우리 시대 모든 젊은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대변해 왔다.
'신뽀리'라는 캐릭터와 '광수체'라는 독특한 서체로 유명하다.
[앗싸라비아] [광수 광수 씨 광수 놈]
[광수생각 세트] [나쁜 광수생각]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그립니?]
[참 서툰 사람들]
사진. 김유철
NRENA, LUXURY, DOVE, MONEY, 교도통신(일본) 등
유명 잡지와 사진 작업을 함께 하고 있으며
주요 대기업의 광고사진을 전문적으로 촬영하고 있다.
그밖에 인기가수 이문세, 김현철, 박혜경, 김장훈, 조수미 등의
포스터와 음반 재킷을 촬영하였다.
고도의 상업성과 예술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광고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작가로 촉망받고 있다.
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당신이 그러셨죠
당신이 그러셨죠.
답답하고 우울한 날이 계속되면
하던 일 잠시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라고요.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을 느끼며 아주 잠시뿐일지라도
지치고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을 구름과 함께 흘려보내라고요.
그렇게 흘러가는 구름으로 그리운 사람 형상을 만들며
오직 그것으로만 자신을 채우고 다른 모든 것들은 떠나보내라고요.
당신의 말처럼 그렇게 해보려고 하지만,
사는 게 만만치 않아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끔이라도 하늘을 보게 될 때면
그 말씀이 생각나서 구름으로 당신의 형상을 만들며,
당신을 추억합니다.
오늘 잠시 하늘을 봤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파란 하늘에
푸른 바다 같던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아 참,
당신은 항상 누워 있으니 매일 하늘을 보시겠군요?
그렇다면 당신은 매일 제 생각을 하시나요?
#오늘만큼은
당신은 참 꽃 같은 사람이었어요.
당신은 봄날 햇살처럼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당신은 내게 둘도 없는 귀한 사람이었어요.
당신은 참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었어요.
당신, 다음 생에도 다시 만나길 빌어요.
참으로 징글징글했던 사람,
오늘만큼은 좋은 이야기만.
#월하의 공동묘지
묘지에는 귀신이 산다고,
그래서 어린 내게는 무서운 곳이었지.
지금은 우리 아빠가 살고 있네.
묘지에는 귀신이 산다고,
그래서 혼자는 갈 수가 없는 곳이었지.
묘지에는 귀신이 산다고,
어릴 때는 그렇게 알고 살았는데
내겐 무섭지도, 쓸쓸하지도 않은 곳.
외로운 날이면 혼자서 찾아가는 곳.
#겨울애愛
겨울 속으로 당신을 묻고,
봄에 만난 당신 곁에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피어 있다.
당신을 다시 만난 듯한 반가움에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솟는다.
당신 품에 핀,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 모를 꽃송이가
울지 말라고 내게 도리질을 한다.
당신 없이도 잘 살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바람이려오
사랑하는, 사랑했던 당신.
나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지 마라.
본디 나는 바람이었으니
처음 불던 그곳으로 그저 돌아갈 뿐이다.
돌아가는 도중 나라는 바람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잠시 잠깐
그대를 괴롭히더라도 상처입지 마라.
본디 나는 당신의 손에 잡히지 않았으니
내가 떠남을 조금도 슬퍼하지 마라.
햇살이 아무리 좋더라도
상처 입은 그 마음으로는
나를 처음 만났던
그 언덕을 오르지 마라.
#행복의 거처
이곳은요
신발도 필요 없고요
내 몸을 감쌀 옷도 필요 없어요.
이곳은요
신나는 게임도 필요 없고요
감미로운 음악도 필요 없어요.
이곳은요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고 아끼던
당신의 듬직한 어깨도
커다란 웃음소리도
꼭 잡아주던 따뜻한 손도...
필요 없어요.
날 위해 울어 주고 날 위해 웃어 주던
당신의 따뜻한 마음만 가지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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